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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케는 영원한 신비

유리벙커 2011. 6. 5. 21:41

 

부케를 들고 입장하는 신부는 늘 신비롭다.

그래 그럴 것이다.

여자라면 누구든 인생이 부케와도 같길 바라는 것.

그러나 살다 보면 부케는 그 순간일 뿐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해서, 지지고 볶는 게 결혼이라는 걸 알 때는 후회도 한다.

그래도 산다.

잘 산다.

그것은 부케가 가슴 저 깊은 어딘가에서 여전히 피어 있기 때문이리라.

부케의 덕목을 말한다면 이것이다.

내가 가진 이 신비, 이 기쁨을 '던지는' 것으로 '함께' 한다는 것.

부케를 받은 사람은 신부가 전하는 그 신비와 기쁨을 받으며

영원히 늙지 않는 꽃의 샘을 소유하게 된다. 

이 얼마나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인가.

부케는 여자의 가슴 속에서 시들지 않는다.

마음으로 물을 주고 어루만지는데 어찌 시들 수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부케와도 같은 인생은 어려운 게 아니다.

다만, 물을 주고 가꾸지 않았던 자신의 게으름을 탓하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부케를 들고 결혼 앞에 선 신부들에게 이 계절의 전부를 담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