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설레는 걸
책소개
김정주 장편소설『그러나 설레는 걸』. 이 책에는 '아라비안나이트'에서처럼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자칭 천재 시인, 돈 만드는 사내, 로또에 올인하며 사는 청년, 건강에 목숨 거는 맹인 할머니, 천의 얼굴로 사는 떡볶이집 아줌마, 발자국을 찾아다니는 남자, 자격증 따기에 청춘을 다 바친 남자, 환갑이 넘은 나이에 상상 연애에 빠진 모텔 여주인 등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별개의 존재로 보이지만, 하나의 살인사건을 통해 연결되면서 서로의 관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소개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목차
수다
시인의 사투
중간 휴식
천상천하건강독존
돈 만드는 사내
허명에 관한 진실 혹은 오해
그림자 거인
인간 자격증
쇼핑 스쿨
형사 콜롬보
쇼크애호증
천의 얼굴
그 밤의 유혹
러브 미 텐더
종점지대
무풍은 바람을 타고
적색버튼
비의 저편
쇼를 하라
출판사 서평
서울을 배경으로 퍼즐처럼 맞춰지는 ‘당신’들의 이야기
'그러나 설레는 걸'은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김정주의 장편소설이다. 전작인 '곁눈질'에서 유쾌한 전개와 다채로운 인물상을 보여준 저자는 이 책에서도 특유의 경쾌함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까지가 주인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다. 주인은 천일야화의 셰에라자드인 양, 이 이야기를 한꺼번에 해 준 게 아니라 매일 한 가지씩만 해 주었다. 그래 그런지 단편적인 느낌도 없지 않아 있는데, 그나마 이젠 주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한때 주인은 졸려 죽겠는 나를 붙들고 이 이야기를 큰소리로 낭랑하게 읊기도 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수도 없이 하고 또 했다. 어느 땐 순서도 무시하고 그날 기분에 따라 아무거나 말해주었다.”
이 책에는 '아라비안나이트'에서처럼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자칭 천재 시인, 돈 만드는 사내, 로또에 올인하며 사는 청년, 건강에 목숨 거는 맹인 할머니, 천의 얼굴로 사는 떡볶이집 아줌마, 발자국을 찾아다니는 남자, 자격증 따기에 청춘을 다 바친 남자, 환갑이 넘은 나이에 상상 연애에 빠진 모텔 여주인 등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별개의 존재로 보이지만 살인사건을 통해 연결되면서 서로의 관계성을 드러낸다. 따라서 마지막 장까지 읽은 독자는 여러 개의 퍼즐 조각으로 완성된 그림을 만들어 낸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인물들은 입심 좋은 개성으로 이 시대의 자본주의에 편승하고자 하는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도입부에서 화자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당신이 나오니 잘 찾아보라”는 주문을 한다.
“이론서를 읽을 때처럼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이고, 대뇌 소뇌에 입력시키느라 머리에 지진이 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책을 읽다말고 이게 언제 끝나나 맨 뒷장을 연방, 자꾸, 연방, 자꾸, 손가락에 침을 묻혀가며 들춰보는 식의 글처럼 진을 빼는 이야기도 아니다. 나는 결코, 당신을 불편하게 할 마음이 추호도 없다. 다만, 당신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고, 그중 누가 주인공 당신인지 알아맞히면 좋겠다는 말이다.”
저자는 천일동안 각기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 셰에라자드처럼 독자들에게 다양한 인물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폭소와 서글픔이 뒤섞인 특유의 문체 속에 숨어있을 ‘주인공 당신’을 찾으며 읽다 보면 스스로가 독자인지 작가인지 모르게 되는 경계허물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