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신곡>에선 무슨 일이?
철학아카데미 봄 학기 강의로 단테의 『신곡』중 ‘지옥’편을 들었다.
앞부분 몇을 읽을 땐 왜 이 작품이 그토록 위대한지 몰랐다.
감히, 나도 이 정도면 쓸 수 있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읽어갈수록, 강의를 들을수록, 결코 만만히 볼 작품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방대한 지식과 상징, 신화와 당대의 사고, 그리고 기독교와 문화가 단어와 행에 숨어 있듯이 들어 있었다.
『신곡』은 지옥편과 연옥편과 천국편으로 나뉘어져 있다.
‘지옥’ 편을 강의 들은 대로 간단히 정리하면, 신화적 저승과 도덕적 저승, 철학적 저승으로 나눌 수 있다.
당시 피렌체 사람들은 영웅이 되려면 저승에 한 번 갔다 와야 한다는 사고가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영웅의 기본조건이라 할 수 있는 ‘통과의례’인 셈이다.
단테는 이 지옥을 베르길리우스와 함께 간다.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인도하는 방식이다.
단테는 하고 많은 사람 중 어째서 베르길리우스를 택했을까.
그 이유는 베르길리우스가 저승에 관한 걸 썼고, 단테는 베르길리우스를 가장 존경했기 때문이란다.
강의 내용 중, 단테가 『신곡』을 쓸 당시는 여러 방언이 쓰였다고 한다.
『신곡』을 씀으로써 그것이 표준어가 되었다고 한다.
지옥은 베르길리우스(남성)가 인도하는 것으로, 천국은 베아트리체(여성)가 인도하는 것으로 썼는데, 베아트리체는 은총의 빛으로 읽으면 좋다. 그리고 하나는 현실로, 하나는 상징으로 읽어야 이 작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지옥’을 단테는 세 개로 나누어서 썼다.
플루톤 = 디스= 하데스.
여기서 단테는 하데스가 너무 가혹한 지옥이므로 플루톤과 디스를 차용한다. 디스는 플루톤과 마찬가지로 지옥이긴 하나 부를 주는 저승의 개념이 들어 있다.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와 지옥을 여행하면서 생전에 떵떵거리며 살았던 영웅, 성직을 매매한 사제, 연금술사와 위폐를 만든 자, 부자 등을 만난다. 단테는 갚을 능력이 없는 자에게 돈을 빌려주었던 약탈적 대출자를 큰 죄로 여긴다. 지금의 살인적 고리 사채를 연상시킨다.
*기만은 원래 돈과 결부되어 있고, 돈을 차지하기 위해 기만을 한다.
34곡은 ‘지옥’편의 마지막 장으로, 루키페르라는 거인이 나온다.(거인은 오만의 상징)
그는 이승에도 속하지 않고 저승에도 속하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존재다.
그 루키페르의 몸을 타고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지옥을 나온다.
마지막 대목은 “그렇게 해서 밖으로 나와 별들을 다시 보았다”이다.
이 ‘별’은 천국과 연옥과 지옥편 끝에 공통으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