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거제’라는 말을 쓸 수 있는 데를 말하라면, 서슴없이 신선대와 선자산을 꼽는다. 언제 어느 때 가도 좋은 곳, 편안함과 경이로움을 주는 곳. 기어이 벚꽃 계절이다. 신선대를 가는 도로엔 벚나무들이 환호성을 지르듯 피어있다. 캄캄한 밤마저 화사하게 만드는 벚꽃의 신비로움. 요즘 잘 쓰는 ‘환장’이라는 말을 써서 말하면, 어감은 별로지만 ‘환장꽃’이 아닐까 싶다. 벚꽃 길을 지나 신선대에 이른다. 신선대는 전면을 바다에 두고, 날카로운 바위들과 켜켜이 층을 이룬, 팥 시루떡 같은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다. 선선대 바위에서 바다를 보면 항상 느끼는 게 있다. 웅장함과 두려움과 기쁨과 놀람. 신선대에 오르면 지구의 탄생을 몇 억 몇 천만 년이라고, 숫자로 환산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 고생대 중생대 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