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로 집을 보러 와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주차장이다. 주차장이라기보다 주차 칸이다. 일반 차량의 주차 칸보다 아주 작은 칸이 한쪽 공간에 그어져 있다. 대체 저 작은 칸은 뭘까. 답은 이사를 한 후에야 알았다. 오토바이 전용 주차 칸.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 친절한 아파트네, 오토바이 전용 주차 칸까지 있고. 그렇게 무심히 얼마를 지난 후 차도를 달릴 일이 생긴다. 퇴근 무렵이다. 차량 사이사이로 많은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 진풍경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오토바이 행렬은 본 적이 없다.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헬멧을 쓰고 아래위 회색 작업복 차림이다. 그제야 거제가 조선소의 도시라는 걸 실감한다. 내가 사는 사곡엔 삼성조선소가, 옥포엔 대우조선소가 있다. 조선소 근처엔 하청업체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