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손바닥 소설』은,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음에도, 소설 같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하고, 동화나 전설, 콩트 같기도 한, 애매한 글들이 많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손바닥 소설에 비해 꽤 오래 전에 나온 손바닥 소설이다. 그러니까 가와바타는 오래 전부터 손바닥 소설이라는, 실험적 버전을 구상하고 쓴 셈이다. 과연 소설이 담지하고 있는 구성과 내러티브와 메시지를, 가와바타는 어떻게 원고지 10매에서 15매 정도로 쓸 수 있었을까. 근자에 한국 문단에 나온 몇 편의 손바닥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한마디로 회의적이다. 분량만 짧다고 손바닥 소설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써 본 사람은 알겠지만, 짧은 분량일수록 내용은 충실해야 하며 그만큼 실력이 있어야 한다. 가와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