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철학자 김진영의 마음 일기’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쓴 일기 형식으로 생활에서 보고 느낀 것도 있지만 아포리즘도 있다. 책장을 열자 첫 문장부터 눈을 사로잡는다. “눈이 내리면서 가르쳐주는 것. 고요히 사라지는 법.” ; 이 문장에서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윤리의 한편을 전달받는다. 2월에 쓴 문장. “노예란 누구인가? 그는 혀가 잘린 사람이다.”(롤랑 바르트 ) ; 나를 포함해 바른 말을 해야 할 순간에 바른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꾸짖는 존엄한 목소리를 듣는다. 다른 문장. “멜랑콜리는 우울이 아니다. 특별한 정신의 상태다.” ; 흔히 쓰는 우울증, 우울감에 대한 특별한 대우를 받는 느낌이 든다. 생활에서 겪는 솔직한 이야기도 있다. “눈뜨면 나보다 먼저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