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 한 종이가 거짓말 보태 산더미다. 강의를 들으며 받았음직한 페이퍼와 내가 쓴 소설을 프린트한 종이들이다. 어느 한 날을 정해, 두꺼운 높이로 쌓인 프린트 물을 반으로 잘라 메모지로 사용한다. 메모를 하다 뒷장을 보니 어떤 강의 때 받은 페이퍼다. 재발견의 놀라움이랄까. 누구의 강의였는지 반쪽짜리로는 알 수가 없다. 내용을 읽어보니 철학아카데미 수업 때 교수님한테 받은 듯하다. 누구의 강의였을까. 내용을 다시 찬찬히 읽는다. 짐작컨대, 조광제 교수님의 수업 페이퍼 같다. 전문은 잃어버렸지만 무척이나 소중한 내용이고 교수님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반쪽짜리에 쓰인 내용은 이렇다. 뜨겁게 달군 쇠를 두들겨 납작하게 만들고 납작하게 된 쇠판을 다시 달군 뒤 구부려 이중으로 접어 겹치게 하여 또 다시 두들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