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의 책 서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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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등대 1

탈골

탈골 모녀는 방파제 입구에 선다. 뜨뜻한 기에 찬 기 섞인 바람이 분다. 굴 폐각이 썩는 냄새, 주변에 널린 그물에서 스멀스멀 퍼지는 냄새, 물고기와 해초들의 비릿하며 미끈거리는 냄새가 습하게 달라붙는다. 늘그막 한 딸이 노모의 팔을 잡고 방파제로 올라간다. 톡톡, 톡톡, 지팡이 두드리는 소리가 밤바다로 녹아든다. 모녀는 말없이 방파제 끝으로 간다. 딸이 방파제 끝에다 돗자리를 편다. “엄마, 바로 앞이 바다예요. 조심해요.” 딸은 노모를 돗자리에 앉힌 후 그 옆에 선다. 밤하늘은 밤바다로 너르다. 둥근달이 구름에 가려 반쯤 드러나다 온전히 드러나다 한다. 바다 저 편엔 둥글고 허연 양식장 부표가 줄에 매달려 둥둥 떠 있다. 그 뒤론 무인 등대에서 내쏘는 빛이 반짝반짝 터진다. 노모는 그 무엇도 보이지 ..

나의 소설/발표한 글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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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면서 자연스레 블로그를 하게 됐다. 사는 이야기와 사람 냄새가 저녁 밥상처럼 있길 바랐다. 읽은 책에 관한 감상글이 많다. 그만큼 감동이 컸기 때문이다. 감동 좀 주고, 감동 좀 받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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