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가 롤로 머리칼을 만다. 롤 위에 펌 약을 바르고 에어볼을 씌운다. 에어볼은 마치 UFO처럼 가운데는 뻥 뚤린 은색의 둥근 판으로, 360도로 천천히 돈다. 흔히 아우라를 형상화시킬 때 볼 수 있는 그런 모양새다. 둥근 판에서 나오는 자외선과 열이 펌의 완성도를 높인다고 한다. 바닥엔 앞서 미용을 하러 왔던 사람들의 것이겠는, 커트했던 머리칼이 군데군데 깔려 있다. 늘 갖던 의문이 다시 떠오른다. 몸에 붙어 있을 때는 소중하던 머리칼이 머리에서 떨어지면 혐오가 되는 건 왤까. 몸에 붙어 있을 때는 소중하던 손톱, 발톱이 몸에서 분리되면 혐오가 되는 건 왤까. 그 외에도 많다. 인체의 일부였을 때는 ‘없어선 안 되는’ ‘없으면 탈이 난 증거가 되는’ 똥과 오줌, 방귀, 침, 귀지 따위가 몸 밖으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