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아름답다는 것은 연약하고 고우며 보드라운 이미지를 고정관념으로 내포하고 있다. 사랑한다는 말만큼이나 진부하기도 하다. 그에 비해 단단하다는 것은 외부/내부로부터의 충격에 견디는 힘의 이미지다. 책 제목은 상반된 두 개의 이미지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은유를 품고 있다. 수소원자 2개(H2)와 산소 원자 1개(O1)가 결합하면 물(H2O)이 되는 그런 류는 아닐 테고, 원소의 결합만큼이나 신비로운 것도 없지만 그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책은 오길영 교수가 쓴 산문집으로, 세상살이와 문학과 영화, 읽은 책에 관한 글이 편하고 다채롭게 나온다. 머리 싸매고 읽을 필요가 없게 챕터는 짧고 내용은 간결하며, 그런데 던지는 메시지는 날카롭다. 머리맡에 두고 짬이 날 때마다 펼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