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 바르트의 『카메라 루시다』는 제목부터 사람을 홀린다. 처음엔 카메라로 루시다라는 여자를 찍어 말하려는 걸까? 참 멋진 제목이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루시다라는 용어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106쪽에 “프리즘을 통과하는 대상을 스케치할 수 있도록 만든 기계 장치의 이름”이라는 문장만 나온다. 그 문장만으론 ‘카메라 루시다’를 말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특별한 프리즘과 거울 또는 현미경 따위를 이용하여 물체의 상을 일시적으로 종이나 화판 위에 비추어 주는 광학 장치”라고 나온다. 광학 장치의 명칭치곤 대단히 문학적이다. 이 책 제목에 끌려 읽고자 했던 때로부터 제법 많은 해가 지났다. 인터넷 서점에선 여전히 절판이었다. (열화당에서 나온 초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