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추천으로 윤석중의 동시집 『넉 점 반』을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넉 점 반』을 여는 순간 가슴에 지진이 납니다. 주인공 아가의 그림은 그냥, 앙~ 깨물어먹고 싶다, 그게 전부입니다. 반복, 반복, 앙~ 깨물어먹고 싶다,입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눈이 그림에 박혀 나올 줄 모릅니다. 아가는 엄마 심부름을 갑니다. 지금 몇 시나 됐나 물어보는 심부름입니다. 아가는 구복상회라는 가겟집으로 가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 묻습니다. 돋보기를 쓴 가겟집 할아버지는 “넉 점 반이다” 알려줍니다. 아가는 시간을 잊지 않으려 “넉 점 반” “넉 점 반”을 외우며 집으로 갑니다. 가는 도중 아가는 개미가 노는 것도 보고, 닭이 물을 먹는 것도 보고, 잠자리 떼가 나는 것도 보고, 꽃이 핀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