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시인의 『극단적 흰빛』은 제목부터가 대단히 극단적이다. ‘극단적’이라는 단어도 극단적인데 ‘흰빛’도 극단적이다. 극단과 극단이 나란하게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과연 극단이 치닫는 세계는 어떤 인과관계가 있을까.극단적‘인’도 아닌 그저 ‘극단적’에 매료되었다.‘흰빛’ 또한 ‘흰색’과는 달리 가시적이지 않은데 극단과 흰빛은 어떤 모습으로 조화를 이룰까. 표제작 「극단적 흰빛」은 한 공간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병치시킨다. 시의 화자는 그 두 세계에 머물며, 들숨과 날숨을 쉬듯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동시에 경험한다. “깜깜해서야 집으로 왔”는데, “딸깍 소리가 무서워 불을 켜지 않았”고, “주방이 보이고 아침 먹던 숟가락이 보였”고, 그때 “실감 나지 않은 빛이 생겼다”“엄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