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건너샌들 2

거제는 나를 품고, 나는 거제를 품고

내일이면 거제로 온 지 딱 2년이 됩니다. 모레부턴 거제 생활 3년차로 접어듭니다. 그 무엇도 정한 것 없이, 지인 한 사람 없이, 오히려 그러한 까닭에 거제로 왔습니다. 나이는 꽉 찼지만 용기는 무모하다 싶을 만큼 있습니다. 어쩌면 거제 생활이 노마드적 인생을 추구하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릅니다. 집 뒤론 산이 있고 앞엔 바다가 있는 집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언덕에 있지만 한눈에 반한 집이 있어 입주했습니다. 조용히 사색하고 글을 쓰자는 원대한, 그것은 정말 원대한 꿈에 가까운 희망이었고 그렇게 살 줄 알았습니다. 헌데 지지고 볶는 일은 경기에 살 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툭툭 벌어지고, 그 일을 감당하느라 분노와 우울이 연이어졌습니다. 물론 매일 매시간 그런 것은 아닙니다. 글도 좀..

나의 이야기 2023.03.24

<<바다 건너 샌들>>을 펴내며

열한 편의 단편을 모아 책을 낸다. 소설가가 책을 내는 일은, 작가 자신을 공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이자 검증이기도 하다. 하나의 문장은 물론 토씨 하나, 쉼표와 줄 간격조차 내러티브에 의미를 표하려는 의도라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터다. 대충 넘어간다거나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사고는 소설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다. 그만큼 소설은 치밀하게 직조된 형식이다. 형식은 형식이되 재미와 감동을 동반한 형식이다. 함부로 책을 낼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바다 건너 샌들』을 냈다. 졸작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어떤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겸손의 표현으로 졸작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 말처럼 위선적이고 자기 비하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독자 중 누군가, 졸작이라고 말한 작가를 향해 “졸작이라..

나의 소설 202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