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이 작품은 너무나 유명해서 읽지 않았음에도 읽은 듯한 착각을 준다. 『춘향전』을 읽지 않았지만 읽었다는 착각을 주는 것과 흡사하다. 시간은 많이 흘러 지금은 2023년이다. 1770년대 젊은 베르테르의 사랑이 자본의 힘으로 사는 현대에도 통하리라는 생각은 버거운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랑’이라는 화두는 인간의 기저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임엔 분명하다. 다만, 사랑을 어떤 식으로 행하느냐, 읽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서사는 널리 알려진 대로다. 주인공 베르테르가 약혼자가 있는 로테를 사랑하다 자살했다는 얘기. 당대 이 책을 읽었던 젊은이들에겐 공감대가 컸으리라 짐작한다. 미완의 사랑이 마치 자신과 같아서 베르테르처럼 자살한 사람이 많았다던가. 해서,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다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