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힌턴 미스트리는 현재 캐나다에 살며 인도 태생의 작가다. 그의 장편소설 『그토록 먼 여행』은 처음 접해보는 인도 소설이다. 인도 소설이라는 점이 적잖게 궁금증과 부담을 준다. 헌데 웬걸. 우리나라 작품을 읽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읽힌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런 점은 번역에 있다. 손석주의 번역은 그야말로 최고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지만 읽는 내내 번역자에 대한 고마움이 새록새록 올라온다. 독자의 뇌를 쥐어짜는 게 아니라 편안하면서도 작품의 진가를 자연스레 녹여, 독자와 작품을 하나로 만든다. 원작을 이해하고 작가와 함께 호흡하지 않으면 좋은 번역이 나올 수 없다. 즉,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 없이는 훌륭한 번역이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로힌턴 미스트리의 글 솜씨다. 작가의 탁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