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설/발표한 글

화농

유리벙커 2025. 1. 26. 13:58

화농

 

 

김정주

 

 

덤프트럭이 다가온다. 거대한 몸통이 바닥에 깔린 센서를 밟으며 톨게이트로 진입한다. 덤프트럭이 속도를 늦추더니 부스 앞에서 살짝 경적을 울린다.

윤희는 부스 창을 열고 고개를 내민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트럭 기사는 새까만 선글라스를 치켜 올리더니 한쪽 눈을 찡끗한다.

교대시간은 언제? 이쁘지도 않으면서 이쁜 척. 그만 튕겨.”

윤희는 픽 웃는다.

운전 조심하세요.”

트럭 기사가 상체를 건들대며 선글라스를 내려 쓴다. 트럭 기사는 발권기 삼 단에서 통행권을 뽑더니 휭 가버린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어마어마한 몸체, 심장까지 궁궁 파고드는 소리, 영락없는 재우. 재우를 만난 건 신의 은총일까 장난일까.

덤프트럭의 쇠 덮개 틈에서 푸르르 흙먼지가 날리며 잠시 봄을 가린다.

트럭이 가자 톨게이트 주변엔 믿을 수 없게 정적이 깔린다.

첫 비행을 하다 길을 잃은 듯한 새 한 마리가 차단기에 내려앉는다. 새는 몹시 불안한 듯 이리저리 고개를 틀다 아스팔트 저쪽으로 날아간다.

흰색 승용차가 정적을 으깨며 빠르게 달려온다. 바닥의 센서를 밟고 치타 못지않은 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간다.

윤희는 안경을 벗고 부스 안에 부착된 거울로 눈을 돌린다. 흰자는 고춧물이 든 듯 충혈 되어 있다. 윤희는 눈을 깜박인 후 늘 지정해 놓고 보는 매뉴얼 판을 읽는다. 매뉴얼 판의 글자는 며칠 전보다 흐릿하다.

윤희는 안경을 쓴다. 바르르 손이 떨리고 입안이 마른다. 불안과 공포는 아무리 반복해도 학습되지 않는다.

부스 안으로 봄이 촘촘히 파고든다. 봄의 열기는 창고에 곡식 자루를 쌓듯 부스 안을 채운다. 해가 떨어질 무렵에는 언제 그랬냐싶게 기운을 죽인다. 차들은 부지런히 톨게이트를 향해 달려오고, 차단기는 기원전부터 훈련을 받은 양 센서의 지시를 잘 따른다. 차단기의 센서에는 새가 입력되어 있지 않다.

그 새는 차단기 너머 삼십칠만 년을 거슬러 이 지방도시로 온다. 무리에서 떨어져 방향을 잃다 재우를 만난다. 재우는 게임을 하다말고 차에 치일 뻔 한 새를 구한다. 새는 재우의 온기를 느끼며 깨어난다. 재우는 새의 눈에 안약도 넣어주고 손잡고 화장실에도 가주고 병원에도 데려다 준다. 그렇게 새와 재우는 동거를 한다. 아아아 빌어먹을 동거를.

톨게이트로 승용차와 트럭이 말처럼 달려와 말처럼 달려간다. 유려한 곡선과 반짝반짝 도금된 색색의 말들은 요금징수원이 간섭하거나 챙겨주지 않아도 알아서 진입하고 나간다.

재우는 하이패스를 원하나? 척척 통과할 수 있는 하이패스를?

윤희는 아까부터 핸드폰을 흘깃댄다. 재우의 전화는 없다. 없다는 걸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는 것 외엔 할 게 없어서 기다린다.

윤희는 핸드폰을 엎어놓는다. 재우, 그 개자식은 라면이라도 끓여먹고 있나? 여태도 자빠져 자고 있을 걸? 아니, 게임에 빠져있을 거야. 그래도 구급차를 불러줄 인간은 그 놈밖엔 없잖아.

한적한 지방의 민자 톨게이트는 마법처럼 오가는 차들이 뚝 끊기는 때가 있다. 윤희는 손거울을 꺼내 혀를 쭉 내민다. 혀끝엔 수포가 잡혀 있다. 혀를 입술 위로 올린다. 혀 안쪽에도 수포. 바지를 걷어 올린다. 종아리 군데군데엔 바이러스가 활개를 치느라 벌겋게 지도를 그리고 있다.

윤희는 바지를 내린다. 아침엔 항바이러스제를 먹고 점심에도 항바이러스제를 먹고 저녁에도 항바이러스제를 먹고, 그 사이사이엔 재우를 생각한다. 재우는 항바이러스제와 항바이러스제 사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재우를 생각하는 건 딱 오 분이면 된다. 그 오 분은 오십 분, 오백 분, 오천 분, 오만 분을 넘어 기원전까지 이어진다. 믿을 수 없는, 믿어지지 않는 환장 스토리.

승용차 한 대가 부스 앞에 멈춘다.

윤희는 부스 창을 열고 고개를 내민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승용차 운전자는 말없이 탄산음료 캔을 건넨다. 윤희는 고맙다고 말하며 캔을 받는다. 승용차가 하이패스를 통과해 멀어진다. 멀리 가는 그곳엔 빼어나게 잘생긴 절벽이 있다. 절벽 끝에는 새 한 마리가 난다. 새는 좋지 않은 시력으로 절벽의 그 위태로운 선을 오락가락 한다. 스물 한 평짜리 주공아파트를 판 돈은 벌써 반 이상이나 써버렸다. 남은 반도 얼마 지나지 않아 써버릴 것이다. 그런 날이 오면 재우는 그 큰 몸뚱이를 어기적대며 떠나리라. 그렇다 해도 새는 후회하지 않는다. 털어주고 또 털어줄 뭐가 없을까 궁리하는, 환장 스토리의 머리 빈 새니까.

윤희는 탄산음료가 든 캔을 딴다. 캔 구멍에 입술을 대고 쭉 빤다. 시원한 탄산의 감촉이 날카로운 손톱으로 상처를 후벼 파듯 수포를 찢는다. 통증의 열기가 살기등등하며 열렬하다.

통증이 한바탕 휘젓고 간다. 몸은 늘어지고 가슴은 텅 빈다. 이 텅 빔은 저녁이 그윽하게 퍼질 때처럼 허무와 슬픔으로 가득 찬다.

일반 요금소 부스에서 인터폰이 온다.

급해서 그러는데 자리 좀 교대해 줄래요?”

여섯 시간 동안 오줌을 참는 사람은 흔치 않다. 윤희는 하이패스 부스를 나가 일반 요금소로 들어간다.

은영은 진입한 차 운전자에게 거스름돈과 영수증을 건넨다.

은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툴툴댄다.

오늘따라 왤케 진상들이 많아요? 하이패스가 훨~ 편해요.”

하이패스에도 안전에 대비한 직원이 있다. 직원들은 하이패스 부스에 배치될 때만큼은 화장도 하고 책도 읽고 온갖 공상과 놀기도 한다. 전화질은 물론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한다.

재우는 갖고 있던 스마트폰을 최신 기종으로 바꿔 달라고 했었나? 자기야, 빨리 바꿔 줘 라고 했던가 누나, 빨리 바꿔 줘 라고 했던가. 부정맥으로 실신해 응급실로 실려 갔을 때 했던가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있을 때 했던가. 전화는 걸지 않지만 최신 기종으로 바꿔 준 건 분명하다.

은영은 화장실이 급하다며 재빨리 요금소를 나간다.

이 일반 요금소는 윤희가 방금까지 있던 하이패스 부스와는 반대 방향에 있다. 윤희가 있던 하이패스는 상행선 쪽이고, 지금 있는 일반 요금소는 하행선 쪽이다. 바다와 스키장과 리조트가 있는, 여행지가 있는 곳으로 진입하는 데다.

재우와 여행을 한 적이 있나? 입가에 뱅뱅 도는 음을 흥얼거리며 노래 제목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을 나눈 적이 있나? 그 밤의 비가 두둑거리며 내리던 것에 대해, 비에도 소리라는 뼈가 있다는 것에 대해, 내장이 몽땅 화상을 입은 것처럼 화가 나던 것에 대해, 안경 낀 새도 생각이라는 걸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껄렁해도 좋으니 농담 같은 말이라도 나눈 적이 있나? 평일 오후 두 시의 톨게이트는 어떤 풍경인지에 대해 말하고 들은 적이 있나?

평일 오후 두 시의 톨케이트는 입을 쩍 벌리고 하품을 해도 괜찮을 만큼 통행량이 적다. 승용차 한 대가 초보 운전자의 속도로 진입한다. 윤희는 요금 확인기부터 본다. 출발지는 구리영업소다. 그쪽에서 온 남자 운전자가 초조한 눈빛을 던진다. 무엇을 도와줘야 할까.

운전자는 아랫도리를 드러낸 채 만 원짜리 지폐와 통행권을 내민다. 운전자가 윤희를 보며 자신의 그것을 들어올린다.

어때? 맘에 들어?”

윤희는 잔돈과 영수증을 운전자에게 건넨다.

안녕히 가십시오.”

운전자가 창턱에 한쪽 팔을 걸치며 비릿한 웃음을 던진다.

잔돈은 비비빅이나 사서 쳐드셔라. 년들은 비비빅을 좋아하지.”

남자의 차가 느릿느릿 톨게이트를 빠져나간다.

 

*

재우는 헤드셋을 쓴 채 게임에 빠져있다. 라면도 먹지 않은 채 비현실에 들어가 요동을 친다. 총질은 예사요 도끼며 톱이며 살인에 충실할 도구들을 동원해 살인을 만끽한다. 도대체 감방에 갈 일이 없는, 갑옷 무사의 허접한 근육 자랑질은 밤도 없고 낮도 없다.

윤희는 재우의 등판 뒤에 우두커니 선다. 불쌍한 재우. 오 분이 아니라 오십 분 오백 분 오오오.... 오천만 분 불쌍한 재우.

재우는 자신의 팔 하나를 뚝 떼어 가도 모를 정도로 으, , 그렇지, 아 씨발, 에이 썅, 그런 종류의 말을 뱉으며 진심을 다한다. 재우의 등판에서 열이 퍽퍽 솟는다. 재우에게서 나는 열은 단순하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긴 하나 구급차를 부를 때만큼은 숭고하다. 재우는 앵앵거리며 달려가는 구급차 안에서 의기양양, 제법 눈물을 흘릴 줄도 안다. 보호자를 찾을 땐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서기도 한다. 의사가 부정맥에 대해, 베체트병에 대해 설명할 때면 고개를 끄덕일 줄도 안다.

윤희는 재우의 헤드셋을 살며시 벗긴다.

나 없다고 하루 종일 굶었지? 무진장 배고프겠다아~ 어서 저녁 먹자 자기야~”

재우는 응응거릴 뿐 윤희를 돌아보지 않는다. 윤희는 김에 밥을 싸 재우의 입에 넣어준다.

재우가 입을 우물거리며 말한다.

으응, 난 자기 없음 굶어 죽을 거야. 배고파 죽을 뻔했단 말이야. 또 줘. 맛있다.”

윤희는 다시 식탁으로 가 김에 밥을 싸서 재우의 입에 넣는다.

자기야, 그러지 말고 우리 식탁에 가서 먹자. 자기 좋아하는 삼겹살 구워 먹자.”

윤희는 재우의 몸을 잡아 일으킨다. 186cm117kg. 주차된 덤프트럭의 무게. 윤희는 재우의 겨드랑이에 양팔을 낀다. 154cm43kg으론 들 수 없는 무게. 이마에 땀이 솟고 허벅지 안쪽이 화끈 달아오른다. 핑그르르 현기증이 일고 다리에 힘이 빠진다. 윤희는 주르르 미끄러지듯 방바닥에 쓰러진다.

재우가 그제야 의자에서 일어난다.

누나, 정신 차려! 누나, 자기야! 119! 119! 핸드폰, 핸드폰....”

재우가 윤희를 흔든다. 윤희는 간신히 눈을 뜬다. 재우가 윤희를 번쩍 들어 식탁 의자에 앉힌다.

어우씨, 놀랐잖아. 누나, 자기야, , 밥 먹으면 안 쓰러질 거지?”

윤희는 고개를 끄덕인다.

재우는 사인 분의 고기와 밥을 뚝딱 비우더니 거실 바닥에 벌렁 드러눕는다.

자기야,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이 빌라는 내 명의로 해주면 좋겠대.”

백 번도 넘게 한 소리. 윤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식탁에 엎드려 있기만 한다.

재우가 자신의 배를 철썩철썩 두드리며 말한다.

, 배불러. 누나!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누난 그렇게 해줘도 된댔어. 누난 아프니까.”

아픈 얘기보다 더 아픈 얘기가 재우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

엄마가 그랬어. 재우 넌 스물여덟이지만 누난 서른일곱이라고. 부정맥도 있고 베체트병도 있고 그게 다 난치병이니까 이 빌라는 내 이름으로 해줘야 된댔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윤희는 부스스 일어나 식탁에 널린 그릇들을 치운다. 설거지 솔에 세제를 따르며 물론 그렇다고 대꾸한다.

재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스마트폰을 잡는다.

그럼 그렇게 해 주는 거야? 자기야! 사랑해! 지금 엄마한테 전화해도 되지? 엄마가 얼마나 기다리는데.”

윤희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무장갑을 벗는다.

근데 자기야, 조금만 기다려줄래? 대신 새로 나온 아이템 사줄게.”

재우는 퉁퉁 부어터진 목소리로 말한다.

누나, 지금 장난 해? 집 얘기하는데 왜 아이템이야? 아이템은 좋은 걸루 다 사줬잖아. , 부츠, 날개, 갑옷, , 방패, 헬멧.... 어우씨, 만렙 된 지가 언젠데 자꾸 쌩까는 말만 해. 차 사달라고 한 건 까맣게 구워먹구 씨. 누난 구려. 돈도 많으면서 구리다구.”

재우가 팽하니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윤희는 두 팔을 축 늘어뜨린 채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한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 두 다리를 쭉 뻗고 앉는다. 재우는 이렇게 두 다리를 뻗대고 앉아 자동차와 집 명의 이전을 해달라고 떼를 쓴다. 툭하면 멍이 들거나 불긋불긋해지는 몸과,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시력과, 점점 잦아지는 수포의 빈도와 허는 아랫도리는, 하이패스 기능을 상실해간다.

윤희는 무겁게 일어나 재우가 들어간 방으로 간다.

자기야, 삐쳤어? 자기가 삐치면 내 맘이 얼마나 아픈지 알아? 차는 내가 타고 다니는 걸로 타. 나중에 적금 타면 좋은 걸로 뽑아줄게.”

톨게이트라는 직장은 차 없이 다니기가 힘들다. 그 앞까지 다니는 노선버스는 어디에도 없다. 야간 타임에 배치되면 자차 없이는 근무 자체를 생각하기 어렵다.

재우는 쌩하니 돌아 누운 채 볼멘소리를 한다.

누나! 엄마가 그랬어. 이 나이에 차 없는 건 나밖에 없다구. 쪽팔린대. 나한테 차가 있음 엄마가 마트 갈 때 좋을 거라고 했어.”

윤희는 재우의 등에 바짝 배를 대고 눕는다. 재우의 몸이 연기처럼 몸속으로 들어와 물처럼 녹아든다면 맛있는 푸딩이 될 텐데.

윤희는 팔을 뻗어 재우의 목을 감는다.

미안해 자기야, 급할 땐 내 차를 써.”

재우는 덤프트럭과도 같은 몸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누나! 나두 새 차 타고 싶단 말이야. 검정색 SUV. 엄마도 그게 좋댔어. 엄마가 그러는데 차는 계약금 얼마만 걸고 할부로 사는 거래. 현금 다 내고 사는 건 바보랬어.”

윤희는 재우의 어깨를 쓸다 멈춘다. 아홉 살 연하 남자와 동거하는 여자는 바보다. 그 여자를 졸라대는 남자도 바보다. 응급 상황을 기점으로 그 안과 밖에서 노닥거리는 짓도 바보다. 바보인 줄 알면서도 바보 행세를 하는 건 사이비 바보다. 진짜 바보는 그 무엇도 바라지 않는다.

윤희는 재우를 타넘어 재우 앞에 몸을 붙인다.

그래, 알았어 자기야. 이번 달 월급 타면 계약금 걸고 새 차 뽑아줄게. 화 풀 거지?”

재우는 그제야 반짝 눈을 뜬다.

진짜지? 약속 어기는 거 없기지? 엄마가 마트에서 살 게 많다고 했거든. 엄마가 그러는데 누난 날 버리지 못한대. 이용가치가 있으니까.”

윤희는 재우의 품에 얼굴을 묻는다.

재우가 윤희의 몸을 밀어낸다.

누나, 근데 말이지, 집 명의는 언제 내 앞으로 해 줄 건데?”

재우를 치근대게 하는 건 물욕이 아니다. 그의 엄마가 시켜서도 아니다. 재우의 시스템은 하이패스다. 그 무엇도 보지 않고 패스만이 입력되어 있는 시스템.

윤희는 재우의 품에서 일어나 재우 앞에 앉는다.

곧 해 줄게 걱정하지 마. 자기가 원하는 건 다 해 줄 거야. 내가 약속 지키지 않은 적 없잖아. 그치? 자기야.”

윤희는 재우를 두고 방을 나온다. 갑작스레 정적이 몰려온다. 하이패스 부스에서 느꼈던 바로 그 정적이 가슴이 미어져라 파고든다. 차가 지나가고 다음 차가 오기 바로 전, 그 틈에 숨어있던 정적과 그 정적을 방문한 새 한 마리.

윤희는 집을 나온다. 이 도시는 도청소재지가 있지만 번화함도 번잡함도 없다. 저녁 시간이 지나면 음식점은 문을 닫고, 지나다니는 행인도 없다. 윤희는 골목을 나가며 부르르 몸을 떤다.

편의점 불빛이 환하다. 윤희는 무엇에 끌리듯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비비빅을 말했던 운전자가 떠오른다. 윤희는 냉동고에서 비비빅을 꺼낸다. 비비빅은 벽돌처럼 딱딱하다. 비비빅은 늘 그랬다. 쉬이 이빨자국을 허락하지 않는다. 비비빅의 막대를 잡았을 때 퍼지는 체온과, 공기에 닿을 시간을 얻은 다음에야 비로소 깨물기를 허락한다. 연인의 몸은 마치 비비빅처럼 마음과 체온을 느낀 후에야 몸을 연다. 그렇다 한들, 하늘의 달은 무심하고 가로등의 빛 또한 무심하다.

윤희는 도로 연석에 앉는다. 불치병을 얻은 건 재우를 만나라는 운명인가 몸의 배신인가. 저항하지 못하는 건 호르몬의 과다 분비인가 이기심의 오류인가. 비탈에 선 듯한 이 거지발싸개 같은 기분은 부정의 기류인가 긍정의 압박인가.

차 한 대가 톨게이트가 있는 방향에서 온다. 윤희는 무엇에 끌리듯 편의점으로 들어갔던 것처럼 차도로 간다. 다가오던 차가 경적을 울리며 차창을 연다.

이런 씨발! 죽고 싶냐? 누굴 살인자로 만들려고 해!”

운전자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신호기를 지나 우회전을 한다. 윤희는 뒷걸음을 치다 도로 연석에 걸려 주저앉는다. 아빠는 살인과 자살을 한꺼번에 해치웠다. 그 자리에 있던 새는 도망쳐 집을 나온다. 편의점 불빛조차 없는 동네. 음산하게 떠도는 공기.

윤희는 아니야, 아니야, 하며 비비빅을 집어 든다. 포장지엔 한창 돋은 여드름처럼 물방울이 방울방울 맺혀 있다. 윤희는 포장지를 쭉 찢어 비비빅을 꺼낸다. 비비빅은 바늘 하나 꽂을 수 없게 딱딱하던 몸을 녹진하게 풀고 있다.

윤희는 비비빅으로 도로 바닥에 글자를 쓴다. 비비빅은 행복합니다. 행복은 우리를 안심시킵니다. 새 차와 집 명의 변경과 하이패스가 비비빅을 기다립니다. 비비빅은 비비빅이라 행복합니다.

윤희는 도로 연석에서 일어난다. 행복한 비비빅을 만나러 가자.

재우는 게임과 일심동체 중이다. 모니터엔 색색의 섬광과 현란한 동작들이 긴박하게 움직인다. 가상의 살인과 승리는 재우를 전쟁터로 몬다. 재우는 기꺼이 화랑이 되어 용기 백배 전쟁터를 누빈다.

윤희는 샤워를 하고 재우에게로 간다.

재우의 것은 적당히 크고 알맞게 단단하다. 재우에게 유일하게 귀티가 나는 게 있다면 재우의 그것이다. 재우의 비비빅은 녹는 게 아니라 더욱 단단해진다. 재우는 천하지도, 느물거리지도, 성급하지도, 난폭하지도 않다. 아름다운 재우.

재우와의 만남은 모험이다. 수포가 터지고 바이러스의 활동이 빨라진다. 아랫도리를 도려내는 통증, 두피와 뇌가 분리되는 듯한 통증, 생살이 조각조각 뜯겨지는 통증이 점점 가팔라진다. 윤희는 고통을 참다, 참다, 정신을 잃는다.

달콤함인지 아련함인지 둘 다 인지 모를 감각이 나른하게 번진다. 한낮 톨게이트 부스에 있을 때면 재우를 죽이는 꿈을 꿔. 한밤 톨게이트 부스에 있을 때면 재우를 살려내는 꿈을 꿔. 운전자에게 영수증과 거스름돈을 줄 때면 재우를 살려내고, 재우의 머리칼이 떡진 것을 볼 때면 재우가 묻힐 무덤을 파. 무덤 위를 안경 낀 새가 팔랑팔랑 날아. 새의 눈엔 덤프트럭이 문신되어 있고, 새는 덤프트럭을 몰고 절벽으로 가. 절벽 앞에서 새는 또 팔랑팔랑 날갯짓을 해. 저 절벽의 선을 탈까 말까. 때맞춰 바다 저 먼 곳에서 해풍이 몰려와. 새는 해풍을 타고 두근두근 절벽의 선을 타. 휘이잉~ 어지럽게 불어대기만 하는 해풍. 새는 해풍의 중심으로 들어가 날개를 접어. 휘이잉~ 끝도 없이 추락하는 혼돈의 황홀감. 조금은 느껍게, 조금은 강렬하게, 조금은 쓸쓸하게 전신을 휘감는 슬픔과 환희. 완벽한 살인의 게임.

재우의 목소리가 윤희의 귓전에 닿는다.

자기야! 자기야! 정신 차려! 에이, 이놈의 구급차가 왜 이렇게 느려.”

겁에 질린 목소리. 뚝뚝, 눈물을 떨어뜨리는 예의. 들을 때마다 신선하고 신기하고 신비로운 재우만의 연기. 오오, 어여쁜 재우.

재우가 제법 울음 섞인 목소리로 구급대원에게 외친다.

이 사람, 죽으면 안 돼요! 빨리 좀 가요, 빨리! 얼마나 착한 사람인데. 천사보다 착한 사람이란 말이에요!”

백 번도 더 들은 소리. 백 번도 더 듣고 싶은 소리. 윤희는 여전히 눈을 뜨지 못한 채 소리만 듣는다.

구급대원과 재우가 간단한 대화를 나눈다. 보호자 되십니까? .

재우는 당당히 보호자가 되어 아픈 새를 지킨다. 재우는 아빠가 엄마를 구타하듯 폭력을 쓰지 않는다. 아빠처럼 만취해서 엄마를 죽이고 자신마저 죽는 따위는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재우는 보호자를 잃은 새에게 기꺼이 보호자로 나선다. 보호자란 신분증과도 같이 안전띠를 제공한다. 유산으로 물려받은 이십일 평짜리 주공 아파트는 재우와 나누어 써도 이상할 게 없다.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한다. 윤희는 응급처치를 받고 수액과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다.

재우가 덤프트럭의 무게로 윤희를 가볍게 들쳐 업고 병원을 나온다.

자기야, 난 자기가 죽는 줄 알고 죽을 뻔했어. 난 자기 없음 시체라는 거 알지? , 이제 게임 같은 거 안 할게. 취업해서 돈 많이 벌어 자기 호강시킬게. 그동안 게임만 했던 건 아냐. 깜짝 놀래주려고 자기 몰래 인터넷으로 취업자리 알아보는 중이었어. 근데 말이야, 취업을 하려면 면접을 봐야 하잖아. 면접을 보려면 양복하고 구두가 있어야 하잖아. 그게 없으니까 미루고 있었던 거야. 자기야, 내 말 듣고 있어? , 취업하려면 양복하고 구두가 있어야 해. 백화점에서 근사한 걸로 뽑아줄 거지?”

윤희는 두 팔로 재우의 목을 휘감는다.

그러엄~ 자기가 원하는 건 뭐든 해 줄게. 자기야 사랑해.”

 

*

 

부스 안은 온실이다. 바람도 고요히 숨을 거둔다. 윤희는 창을 연다. 찻소리가 뼈에 콕콕 박힌다. 창을 닫는다. 부스는 다시 온실로 돌아온다. 차들은 꼭 통과해야 할 문인 양 최선을 다해 톨게이트로 들어온다.

음주 운전자의 차인지 졸음 운전자의 차인지 모를 차가 진입한다. 진입로 저쪽에서부터 차선을 왔다 갔다 하더니 하이패스로 들어온다. 앞바퀴가 바닥에 깔린 센서를 밟자 경보음이 빽빽댄다. 하이패스 단말기를 달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래도 하이패스는 차를 통과시킨다. 추돌에 대한 방지 시스템이다.

재우는 이제 검정색 SUV를 타고 늠름하게 하이패스를 이용할 터다. 재우를 잡아둘 만한 것은 없다. 아니, 있다. 집 명의 이전. 재우는 집 명의 이전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오늘이라도 돌아오리라.

예의 그 덤프트럭 기사가 건들거리며 선글라스를 치켜 올린다.

퇴근은 언제? 튕김질도 물릴 때가 됐지 않나?”

윤희는 픽 웃으며 덤프트럭 기사를 올려다본다.

운전 조심하세요.”

덤프트럭이 톨게이트를 빠져나간다. 마치 양 날개를 접은 듯 두 개의 쇠 덮개를 덮고 멀리, 멀리, 멀어진다. 트럭의 굉음이 몸 구석구석 궁궁 들어찬다. 불안을 닮은 진동음.

윤희는 부스 안의 부품처럼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다. 부스 안엔 거울과 인터폰, 에어컨과 히터와 환풍기, 하이패스 근무자 안전수칙이라는 인쇄물과 순찰일지, 긴급통행제한 시 업무처리 기준이 적힌 인쇄물이 아무런 감흥도 없이 붙어있거나 놓여있다. 그 사이사이를 덤프트럭이 궁궁거리며 지나가고 또 지나간다.

재우는 모든 걸 버리고 아니, 모든 걸 챙겨서 집을 나갔다. 나갔다고는 하나 겨우 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나간다는 소리도 나가는 것도 보지 못했다. 퇴근해서 집에 갔을 때 보았던 건 재우의 새 양복과 새 구두가 없어졌다는 것, 단지 그뿐.

재우가 집을 나간 날 보았던 건 없어진 양복과 구두만은 아니다. 컴퓨터 앞에 팽개치듯 놓아둔 헤드셋과 빈 의자와 꺼진 모니터 화면, 그것들과 항상 붙어 있어야 할 재우가 보이지 않았다. 재우의 느닷없는 부재는 집을 통째로 짊어지고 나간 것만큼이나 믿을 수 없었다. 갑자기 쑥 빠져나간 자리에서 솟아난 건 많은 혀를 달고 날름대는 불안이었다.

차들이 거침없이 하이패스를 통과한다. 불안과 아주 가깝거나 먼 차들의 소리, 속력, 마찰음.

윤희는 인터폰을 들고 일반 요금소에다 말한다.

지금 교대하러 갈게요.”

윤희는 하이패스 부스를 나와 일반 요금소로 들어간다. 정애는 마침 차가 없는 때라며 얼른 부스를 나간다.

회색 SUV 차가 부스 앞에 멈춘다. 윤희는 요금 확인기의 모니터에 뜬 출발지와 지불액을 보며 말한다.

안녕하십니까? 요금은 만 칠천육백 원입니다.”

운전자가 윤희에게 지퍼백을 내민다. 지퍼백엔 오백 원짜리, 백 원짜리, 오십 원짜리, 십 원짜리 동전이 들어 있다.

운전자는 윤희가 동전을 풀어놓는 것을 보며 말한다.

국가에서 받은 급여가 바로 저것이오. 국가에 도로 주는 것이니 국가도 할 말은 없을 것이오.”

차가 밀리는가 싶더니 뒤차에서 경적을 울린다. 윤희는 동전을 옆에다 밀쳐놓고 그냥 가시라고 말한다. 운전자는 침울한 얼굴로 톨게이트를 빠져나간다. 다음에 온 운전자도 그 다음에 온 운전자도 피곤한 기색이다. 도로를 타는 일은 불편한가? 멀리 가버리는 일인데, 떠나는 일인데 피곤하고 침울한가? 집을 나간 재우는?

탑차가 부스 앞에 멈춘다. 운전자가 충전카드와 오만 원을 내민다. 윤희는 충전기에다 선불식 카드를 올려놓으려다 카드 뒤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을 떼어본다.

오늘 밤 아홉 시, 올래올래 주점에서 봅시다.

윤희는 카드를 충전시킨 후 운전자에게 건넨다.

오만 원 충전시켰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탑차 운전자는 윤희에게 쪽! 뽀뽀하는 시늉을 내더니 톨게이트를 빠져나간다. 윤희는 포스트잇을 유니폼 주머니에 넣는다.

새로 진입한 차가 통행권을 내민다.

윤희는 늘 하던 대로 미소를 짓는다.

어서 오십시오, 요금은 육천백 원입니다.”

운전자가 만 원짜리를 내민다. 윤희는 통행권을 요금 확인기에 꽂는다. 통행권이 요금 확인기를 한 바퀴 돌아 반대편으로 나온다.

통행권에 붙어 있는 마그네틱은 필요한 정보를 계산으로 뽑아낸다. 차종이며 영업소 고유번호며 근무자의 번호, 출발지의 시간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윤희는 영수증과 거스름돈을 운전자에게 건넨다. 운전자가 말없이 톨게이트를 나간다. 재우는 톨게이트를 완전히, 완벽하게 빠져나갔나? 미련 한 조각 남기지 않고 탁탁 먼지를 털 듯 나갔나? 그렇지 않다. 재우는 조만간 면접을 보러 가겠다고, 취업을 해서 호강시키겠다는 말을 남겼다. 거스름돈이나 동전이 아닌, 연봉을 받아온다고 했다. 연봉을, 그 꿈같은 연봉을 받아오겠다고 했다. 보고 싶은 재우.

정애가 부스로 들어온다. 삼십 분이라는 시간은 화장실에 다녀오고 커피를 마시며 급히 연락할 사람에게 연락을 하기엔 적당하다. 재우에게 적당한 시간은 이미 끝났을지도 모른다.

자기야, , 칠백 만원만 해 줘. 너무너무 필요해. 너무너무 급해. 자기야, 해 줄 거지? 해줘야 해. 어디다 쓸 건지는 묻지 마. 무조건, 무조건 해 줘야 해. 꼭 필요하단 말이야.”

재우가 요구한 것들은 해주지 않았어야 했나? 어디다 쓸 건지 물었어야 했나? 해주지 않았다 해도 물었다 해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다.

윤희는 일반 요금소를 나와 하이패스 부스 쪽으로 몸을 튼다. 사무실 앞 화단엔 들판에 있어야 할 자운영이 분홍빛을 띤 보랏빛으로 세상을 유혹한다. 딴은 그렇다. 유혹이란 하는 쪽과 당하는 쪽의 타이밍이 맞을 때에야 유혹이 된다. 이건 낭설이다. 재우는 유혹을 한 게 아니라 아픈 새를 발견했을 뿐이다. 새는 재우를 유혹한 게 아니라 불치병에 시달렸을 뿐이다. 불치병은 재우를 부르고, 재우는 구급차를 부르고, 구급차는 재우와 새에게 딱 맞는 타이밍을 제공했을 뿐이다.

윤희는 유니폼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른다. 메모지가 손끝에 잡힌다. 메모지를 준 탑차 운전자는 모르는 사람이다. 모르는 사람은 구급차를 부를 줄 모른다. 구급차 안에서 죽지 말라고 말해줄 줄도 모른다. 부정맥과 베체트병이 곤란하고 난처한 병이라는 것도 모른다. 남은 돈도 거의 다 까먹고 집 명의 이전만 남았다는 것도 모른다.

윤희는 하이패스 부스로 들어간다. 부스는 좁고 긴장할 일은 없다. 좁은 데 갇혀 긴장할 게 없는 사람은 별 것도 아닌 일을 별 것으로 삼는다. 재우가 게임을 포기하고 집을 나가리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게임은 재우이고, 재우는 게임이다. 재우가 제왕이 되는 때는 게임을 할 때다. 게임은 재우를 명예롭게 만든다. 어떻게든 신차를 얻어내고 현금과 양복을 쟁취하는 것도 재우의 게임 실력이다. 그러나 재우의 게임은 만렙이 아니다. 집 명의 이전이라는 훌륭한 아이템이 아직은 남아 있다.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날아든다.

여기 다니는 것도 얼마 안 남은 거 같아요. 하이패스 부스를 없앤대요. 모든 게 전산화된 마당이라 감원은 필수래요. 누가 먼저 잘릴지 겁이 나요. 당장 우리 애 학원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네요.

윤희는 동료가 보내온 메시지를 읽고 또 읽는다. 시력이 나쁜 사람,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 부양가족이 없는 사람은 감원 일 순위이다. 윤희는 핸드폰 메시지를 지운다.

일반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이다. 재우는 바로 이 톨게이트를 지나 그 어딘가로 갔을 터다. 재우가 간 그 어딘가에는 아픈 새가 있을까 없을까. 재우는 아픈 새를 발견하면 보살필까 이용할까. 그 문제풀이가 버거워 신께 물어볼까 아닐까. 신은 동그란 유리구슬을 던지며 먼저 잡는 사람에겐 하이패스 평생 무료 쿠폰을 주겠다고 할까 아닐까. 새와 재우는 동시에 구슬을 덮치며 내가 우선권이 있다고 우길까 아닐까.

저녁은 표 나지 않게 가고 어느 새 밤이다. 윤희는 핸드폰 메모장에 사직서를 쓴다.

재우를 찾아야하기 때문에 사직서를 냅니다.

윤희는 쓴 사직서를 지우고 다시 쓴다.

차단기를 볼 때마다 안경 낀 새가 어른거려 업무 수행이 어렵습니다.

윤희는 쓴 사직서를 한참이나 보다 지운다.

핸드폰에 깐 은행 어플에서 알림 아이콘이 뜬다. 자동차 할부금이 빠져 나갔다는 내역.

윤희는 핸드폰을 닫고 인터폰을 든다.

지금 퇴근합니다. 수고하십시오.”

인터폰에서 말이 흘러나온다.

내일은 휴무죠? 좋겠다. 잘 지내고 모레 봐요.”

윤희는 하이패스 부스를 나온다. 차단기 이쪽과 저쪽, 이쪽도 저쪽도 아닌 어딘가에서 덤프트럭의 궁궁거림이 이어진다. 윤희는 사무실 옆 라커룸으로 간다. 유니폼을 사복으로 갈아입고 주차장으로 간다. 직원용 차들 사이로 덤프트럭의 궁궁거림이 떠다닌다. 윤희는 차 키를 든 채 멍하니 선다. 사직서를 내면 재우부터 찾으러 갈까 안경점부터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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