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을 겸한 이박삼일 간의 연휴.
순천만과 여수로 여행을 잡았다.
길이 막힐 걸 생각해 일찌감치 떠났지만 순천까진 12시간이나 걸렸다.
운전자는 당연 녹초.
운전자가 잡은 일정이니 난 모르쇠. ^^
순천에 도착해선 거의 잠만 자다시피 하고
다음 날 여수 꽃박람회와 낙안읍성, 송광사를 갔다.
이건 여행이 아니라 사람에 치여 떠밀려 다니는 노동이었다.
이럴 수도 있구나....
여수 교동시장과 오동도를 구경하고 집으로 오는 길.
도로는 의외로 뻥~
순천 갈 때 하도 막혀 진저리를 쳤던 터라 이게 웬일인가 랄라룰루.
안성휴게소까지 무난히 진입.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시고 다시 차에 탔는데 이게 웬일?
잠시 주차한 것뿐인데 기어가 안 먹힌다. 헐~~
이쯤해서 난 인생을 배운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생엔 숨은 복선이 깔려있다는 것.
열심히 달려온 것뿐인데 이렇게 브레이크가 걸리기도 한다는 것.
왜? 라는 질문은 사절.
그것은 인생이 알아서 하는 일.
굳이 인생의 뜻을 풀어본다면,
무난히 달려왔으니 브레이크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니?
뭐 그랬을 거라는 생각.
그 브레이크를 풀기 위해 다시 전력을 다하라는 인생의 지시.
인생에 에러라는 게 없다면
우리는 아마.... 어떻게 되었을지는 각자 상상할 일.
이 또한 인생이 던진 한 마디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