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블로그를 만들었다.
벼르던 일은 아니다.
그저 그렇게, 가끔 생각나는 사람처럼
내가 나를 기억할 수 있는, 혹은 질문할 수 있는 장치 같은 게 있었으면 했다.
그 작은 마음의 귀퉁이가 이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요즘엔 블로그가 넘쳐난다.
자신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탓이리라.
자신을 드러내야만 하고, 그에 따른 관심을 바라는 그러한 욕구 같은 것,
그것은 외롭다는 또 하나의 숨은 웅변이다.
나, 부인하지 않겠다.
내게 작은 방이 마련된 걸 자축한다.
방을 마련해 준 우리 혜영이, 중근이, 고마워라.
도배도 해야 하고 인테리어도 해야겠지만 천천히..... 천천히, 즐기면서 할란다.
과정을 즐기는 일은 얼마나 뿌듯하고 흥겨운가.
나, 이 방에서만큼은 경쟁하지 않으리라.
뾰족이 솟았던 미움, 흥분, 그리고 자괴감, 서글품 같은 것,
이 방에서 잘 달래보리라.
잘 달랠 수 있다, 있다고 믿는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나오는 콧노래처럼
나, 이 방을 그렇게 꾸며보리라.
그게 좋아.
으음- 그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