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쇼핑의 이기적 즐거움

유리벙커 2011. 6. 5. 16:11

머리칼이 많이 상했다.

샴푸에 신경이 쓰이는 건 당연.

마침 내가 쓰는 샴푸가 마트에서 많이 할인된다고 한다.

없어지기 전에 어서 가서 사야지 하고 마트로 갔다.

젤 큰 용량 2개와 중간 용량 1개, 그리고 여행용 작은 거 1개가 만 원이다.

원래 가격은 16000원.

 

                                                                         

 

특정 카드로 결제할 때만 만 원이라고 해서 그 카드를 꺼냈다.

결제를 하고 차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쩐지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샴푸 3개면 몇 달을 쓸 테지만 따로 사는 자식이 생각나서다.

자식도 같은 샴푸를 쓰는데 이럴 때 사면 얼마나 좋을까.

값으로 치면 6000원 할인이고

6000원이면 손해를 봐도 그만 이익을 봐도 그만인 가격이다.

그런데도 그 아쉬움은 덜어지지 않는다.

다시 매장으로 내려가 한 개를 더 샀다.

자식이 집에 왔을 때 주고 싶어서다.

 

결국은 이거다.

내 기쁨.

그 기쁨도 알고 보면 칭찬 받고 싶어하는 심리다.

자식은 모른다.

부모도 자식에게 칭찬 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맛있는 음식, 좋은 옷, 멋진 장소를 보면 자식부터 생각나는 이 현상도

어쩌면 모성 속에 든 이기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세상 살기 까다롭다.

그러나 오늘의 쇼핑이 이렇게 정리가 되는 걸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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