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를 묻다

유리벙커 2011. 12. 8. 17:20

내가 내게 질문을 던지는 일은 흥미롭다.

그것은 어쩌면 나를 재구성하는 작업에 속할지도 모른다.

있었던 나를 돌아보고,

있을지도 모를 나를 살펴보는 일,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흥미롭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론 씁쓸하고

때론 부끄럽고

때론 애간장이 탄다.

그래도 나는 그 일을 그치지 못한다.

나를 질책하는 일,

나를 보듬는 일,

나를 변명하는 일,

그러한 작업을 통해 나는 나를 키운다.

말이 거창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나를 기피하지 못한다.

불면에 들떠 잠 못 이루는 나든, 즐거움 중에도 우울해 하는 나든,

나는 나를 떠나지 못한다.

‘몸’을 가지고 사는 한, ‘나’를 떠나 살긴 어렵다.

그래서 글을 쓴다.

소설 속 인물로 ‘나’를 묻는다.

과연, ‘나’는 ‘나’로 살고 있는가.

그게 가장 큰 숙제다.

가장 큰 욕망이며, 가장 큰 바람이다.

그것들은 쉬이 답을 주지 않는다.

덥석 결과물을 내놓지도 않는다.

그래서 해볼 만하다.

그래서 인생은 ‘나’를 묻는 것으로 이어진다.

생을 마감할 때까지, 우리 인생을 견디게 하며 지속시킨다.

 

 

‘나’를 묻는 것,

피곤할 때도 있지만 외면할 수 없는 매력이다.

바로 아래 사진의 선물상자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따듯함과 달콤함이 담겨있는 저 카라멜 마끼아또처럼

 

'나'를 묻는 일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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