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지인에게서 예쁜 수세미를 받았다.
수세미가 아니라 장식품으로 두고 싶을 만큼
원피스로 짠 그 수세미는 앙증맞았다.
그 원피스 안에다 손을 집어 넣어봤다.
손 안에 꼭 들어왔다.
지인의 말에 의하면, 그 수세미는 어떤 분께 받은 것으로
그 분은 여러 개를 짜 지인들에게 나누어 준다고 했다.
그 마음을 알 듯했다.
받는 사람에겐 작은 물건일 뿐이지만
주는 사람은 한 코 한 코 짜면서 받을 사람을 생각했을 것이다.
작은 것에 감동하기는 쉽지 않다.
목소리 높여 크게 떠벌리거나,
비싼 값, 화려한 포장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세상에서
손바닥만한 수세미가 자신을 알리면 얼마나 알리겠는가.
수세미를 짠 그 분은 어떤 것도 바라지 않고 자신을 담았을 터이다.
짐작컨대, 사용할 사람들이 기쁘게 받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 하나뿐이었을 것이다.
그 마음이 보석이다.
아주 작은 것 하나에도 손해와 이익을 따지는 요즘 세태에
그 분의 마음은 고결함에 가깝다.
잠시 우울했던 마음에 부드러운 깃털을 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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