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겪은 세 가지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줌마들의 무개념 이야기다.
#장면 하나.
중간 급 정도 크기의 마트로 차를 몰고 들어가려는데 진입로에서 마주친 사람들.
내 차는 도로에서 진입로로 반쯤 들어가고 있었다.
즉, 차체는 도로에 반, 진입로에 반 들어가 있는 상태.
그때 차 앞에 유모차와 어떤 아줌마가 서 있었다.
옆엔 그 아줌마의 딸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아기를 안고 있었다.
유모차엔 아기 대신 야채가 가득 들어있었다.
이 사람들, 차가 들어가는데도 꼼짝을 하지 않고 서서 자기들까지 무슨 이야기를 한다.
차가 자기들 바로 앞에 서서 들어가길 기다리는데 아랑곳하지 않는다.
언제쯤 비켜줄까 기다려보지만 이 사람들, 차엔 눈길조차 주지 않고 계속 이야기만 한다.
차는 도로에 반쯤 걸친 상태라 더 기다릴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빵~ 경적을 울렸다.
이 사람들, 나를 아래위로 흘겨보며 마지못해 천천히 비켜난다.
#장면 둘.
은행을 가려고 3차선으로 들어간다.
은행 앞 도로엔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그 중 빈자리가 보여 나는 깜빡이를 켜고 그쪽에 차를 대려 한다.
그때 내 앞에서 2차선을 달리던 차가 갑자기 깜박이도 켜지 않은 채
급하게 나를 앞질러 내가 주차하려던 빈 공간으로 가 주차한다.
그러더니 차에서 내려 나를 흘끔 보고는 은행으로 간다.
마치 내가 이겼지? 내 운전 솜씨 좋지? 뭐 이런 표정이다.
#장면 셋.
칸이 쳐진 야외 주차장.
빈 칸이 있어 주차하려는데 옆에 주차되어 있던 차에서 한 아줌마가 나온다.
조수석 문을 활짝 연 채 뭔가를 꿈지럭거리다 나오다 들어가다 한다.
우리 차는 반쯤 들어간 상태. (그 차도 우리 차도 정면주차)
아줌마는 차가 오는지 마는지 전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저 문을 활짝 연 채 들어갔다 나왔다 하기만 한다.
기다리다 못해 후진하여 다른 칸을 찾아 주차했다.
솔직히 울화통 터지는 얘기다.
왜들 이런가.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차로 ‘힘’을 부리기 시작했는가.
돼먹지 않는 방식으로, 먹혀들지도 않는 방식으로,
자기만족을 아주 값싸고 천박하게 채우려 든다.
외국에선 지나가다 살짝 스치기만 해도 미안하다고 말한다.
사적영역을 침해해서 죄송하다는 뜻이다.
그런 경지(?)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자세마저 잃어버린 건지 잊은 건지 아예 없는 건지 모르게 산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하는 걸 당연하다고 여긴다.
아니, 배려해주면 자존심이라도 깎이는 줄 안다.
그런데 내가 겪은 바로는 그런 면에선 아줌마들이 더하다.
왜 그럴까.
자기 스스로 자기 얼굴에 침 뱉는 짓이라는 걸 모른단 말인가.
수없이 하고 들은 말이지만 운전은 인격이다.
인격을 존중해주지 않는다고 핏대를 세울 게 아니라
존중받게 처신해야 하는 게 우선이다.
우리는 혼자 사는 게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산다.
기본은 지키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위에서 예를 든 그런 사람들을 위해 나는 개념 장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람들, 싸면 거들떠보지 않을 테니 비싼 값으로 팔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명품인 줄 알고 ‘위신’ 세우려 사려들 게 아닌가.
그것도 안 먹히면 세금을 물려서라도 개념을 배우게 하고 싶다.
안 배우면 복리이자처럼 따따블 세금 나오는 그런 제도라도 생겼으면 한다.
참으로 씁쓸한 이야기다.
그리고 화딱지 나는 이야기다.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자체가,
우리나라가 그 정도 수준밖에 안 됐다는 자체가 부끄럽고 서글프다.
졸부는 개인에 국한된 게 아니라 기본 예의조차 모르는,
갑자기 부자가 되어 ‘차나’ 굴리는 국민성에도 해당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