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맛있는 꽃게장

유리벙커 2011. 6. 15. 00:55

오늘 저녁은 꽃게장이다.

냉동실에다 신문지로 정성스레 싸둔 게를 어제 냉장실로 옮긴 걸 꺼낸다.

작년부터 게장을 담그기 시작했다.

두 입, 얼마나 먹을까 싶어 사먹곤 했는데 값에 비해 맛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게장을 담아 먹는데 무척이나 맛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장 담그기가 올해로 이 년차.

 

친구가 가르쳐준 대로 담아봤다.

1, 우선 싱싱한 게를 공수받는다.(난 안면도에서 받는다)

2, 게가 오기 하루 전, 간장을 준비한다.

3, 들통에 간장과 물을 1:1 비율로 넣고 양파와 통마늘, 통생강 작은 거 하나, 그리고 대파 한뿌리를

   툭툭 잘라 넣는다. (친구는 미림을 넣는다고 했는데 안 넣어도 비린내는 별로 없었다) 

4, 그리고 30분 정도 간장을 달인다.

5, 달인 간장 들통을 베란다에다 옮겨 뚜껑을 열고 빨리 식힌다.

6, 어느 정도 식은 다음 냉장고에 넣는다.

7, 다음 날, 싱싱게가 도착하면 깨끗히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준비했던 간장에다 퐁당퐁당 넣으면 끝.

8, 아직 끝은 아니다. 간장에 넣은 게를 냉장고에 넣고 딱 3일만 보관한다.

9, 3일 후, 냉장고에서 게를 꺼내 지퍼백에다 한 개씩 넣으면서 간장 한 국자도 함께 넣는다. 

10, 그런 다음, 탈수를 막기 위해 게가 든 지퍼백을 신문지로 하나씩 싼다.

11, 신문지로 싼 게를 냉동실로 옮긴다.

12, 이제야 마지막 코스. 먹고 싶을 때 한 개씩 꺼내 먹는다. 

    (참고로, 냉동실에서 꺼낸 게는 냉장실에다 하루 정도 두면 먹기 좋게 녹는다)

 

이렇게 해서 만든 게장이 오늘 저녁 식탁에 올랐다.

 

 

와아, 맛있겠다. 꾸울~~~~떡.

저 주홍색 알이며 탱탱한 저 살이며.... 게 껍데기에 숨어있는 알과 장은 또 어떻고.

뭐가 이리 많나 싶게 옆구리며 뒤에서 알과 장이 꾸역꾸역 나온다.

밥 두 공기? 

노! 다섯 공기라야 먹어치울 수 있을 정도다.

비린내도 거의 없다. 진짜 거의 없다. 내가 담갔지만 이렇게 훌륭할 수가 없다. 

입안에 착착 감기는 감미로운 향과 맛이라니.

진시황도 안 부럽다.

 

작년에 그런 재미를 본 탓에 올해부턴 게장 담그는 게 일 년 농사가 돼버렸다.

봄에 담그는 게는 암게이고 알도 꽉 차있다.

올해는 20kg을 준비했다.

공을 들인만큼 내가 담근 게장은 최고의 맛이다.

가끔 입맛이 없을 때면 냉동실에서 꺼내 식탁에 올린다.

그때의 재미?

말이 필요 없다니까. ㄷㄷㄷㄷㄷㄷ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샘을 가진 집  (0) 2011.06.29
씨앗 되기   (0) 2011.06.20
가족의 재발견  (0) 2011.06.10
냥이를 길러?  (0) 2011.06.10
천변의 시간  (0) 201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