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니 듀 모리에는 1930년 장편소설 『레베카』를 출간한다. 지금(2023년)으로부터 93년 전의 작품이다. 세월을 건너 그 시대를 읽는다는 건 대단한 즐거움이다. 환경적 배경은 영국의 대저택 멘덜리이고, 인물적 배경은 귀족과 하층민이다. 인물적 배경을 더 파고 들면 산 자와 죽은 자의 갈등과 욕망이다. 이 소설은 1인칭으로 서술되는 ‘나’가 멘덜리로 가는 길을 회상하는 걸로 시작한다. ‘나’는 귀부인의 시중을 드는, 하녀는 아니지만 그와 다름없는 신분이다. ‘나’가 시중을 드는 벤호퍼 부인은 몬테카를로 호텔로 휴가를 온다. 그 호텔에서 ‘나’는 드윈터 맥심이라는, 멘덜리 대저택의 귀족을 만난다. 멘덜리 대저택은 그림엽서에 나왔고, ‘나’는 어린 시절 그 그림엽서를 간직했던 터다. 그 으리짜한 귀족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