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스마트폰 지하철 안의 풍경이 바뀌었다. 예전처럼 신문이나 책을 읽거나 잠을 자는 대신 이어폰을 꽂고 있거나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이 더 자연스러워졌다. 어느 날 지하철에서 문득 안 사실은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일곱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알게 된 까닭은 앉아 있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해서이다.. 카테고리 없음 2011.09.01
통 큰 건축가 얼마 전 남양주종합촬영소엘 갔다. 생각보다 넓은 부지에 여러 세트장이 세워져 있었다. 그중 취화선 세트장을 둘러보던 중 거미줄을 발견했다. 저 거미줄을 보라. 얼마나 싱싱한가. 투명 구슬을 매달고 있는 게 인위적인 치장을 우습게 만든다. 저 거미줄의 쥔장은 볼 수 없었지만 처마 어딘가에 웅크.. 나의 이야기 2011.08.20
사랑을 추측하다 글의 전염성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선생님의 블로그에서 이런 글귀를 보았다. "돌연한 확신. 아무도 나를 진실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그 말이 며칠 째 머릿속을 뱅뱅 돈다. 그 말은 누구나 공감하는, 그러나 알고 싶지 않은, 인식 않/못하는 진실이다. 굳이 외면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금어禁語이기.. 카테고리 없음 2011.08.12
stop과 start 사이 갑자기 정지 페달이다. 머릿속엔 바람도, 비도, 천둥도, 번개도, 웃음도, 울음도 들어있지 않다. 무엇인지 모를 지푸라기만 잔뜩 든 느낌이 나를 좌불안석으로 몰아간다. 글이, 쓰던 소설이 막혔다. 오늘로 한 챕터만 쓰면 마무리 될 소설이 갑자기 stop, stop이다. 상상력도 꽉 막히고 자괴감도 심하다. 왜.. 나의 이야기 2011.07.28
정주의 다락방엔(셋) 내 유년의 기억은 정처 없이 떠도는 게 아니라 ‘다락방’으로 세월 너머에서 나를 만난다. 비 오는 여름날의 빗소리가 들어있고, 덜컹대는 시외버스 안에서 까무룩 잠들었을 때 잠시 꾼 꿈이 들어있다. 안개 냄새와 첫새벽 이슬이 바람을 만나 손을 잡던 순간, 그 위로 흐르는 현의 선율, 그러한 것들.. 나의 이야기 2011.07.17
정주의 다락방엔 (둘) 언니와 함께 찾아간 내 다락방, 그 유년시절의 집은 겉모양만 살짝 바뀌었을 뿐 그대로였다. (담은 벽돌담이 아니라 하얀 타일로 바뀌었고 대문은 나무대문이 아니라 철대문이 되어 있었다.) 우선 안도감이 들었다. 요즘처럼 땅 몇 평만 있어도 빌라로 바꾸는 세상에 아직도 그때의 집이 그대로 있다는.. 나의 이야기 2011.07.16
정주의 다락방(하나) 다락방! 이 얼마나 향수를 자극하는 말인가. 추운 겨울, 따뜻한 군고구마를 품에 넣고 집에 가는 길이 다락방이다. 한여름, 뙤약볕 수돗가나 우물가에서 아들과 남편에게 등목을 시켜주는 게 다락방이다. 어쩌면 우리는 생의 첫발에서부터 이미 이러한 다락방을 가지고 나왔는지도 모른다. 침전될 때, .. 나의 이야기 2011.07.16
김여사는 왜? '아줌마'라는 보통명사의 이름은 어느 새 '김여사'가 됐다. 곧 국어대사전에도 '김여사'는 아줌마를 일컫는 말이라고 나올지도 모른다. 특히 무개념 운전자를 일컫는다고 부연 설명을 달 수도 있다. 그렇게 진화한 '김줌마'는 이제 주방과 뒷방과 골방을 박차고 세상 복판을 향해 달려나왔다. 무척이나 .. 나의 이야기 2011.07.10
질투 공부방 질투를 아시나요? 칠거지악의 하나라고요? 예스,딩동댕. 오, 노~ 띠링. 요즘 세상에 질투를 칠거지악의 하나라고 말하는 사람은 피살의 위험을 안주머니 깊숙이, 지갑보다 더 깊숙이 넣고 다녀야 할지 도 모릅니다. 질투 같은 건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분, 질투만 받았다고 여기는 분, 이런 분들은 .. 나의 소설/발표한 글 2011.07.10
프루스트는 나으 숙제여라 다시 프루스트다. 프루스트는 내게 큰숙제다. 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국일미디어에서 11권으로 나와 있다. 요즘엔 다른 출판사에서 새 번역으로 3권짜리가 나오긴 했지만 내가 2006년도에 구입할 당시만해도 그 책은 11권, 엄청난 분량이었다. 사실, 권 수가 무슨 상관일까. 2006년에 .. 나의 이야기 2011.07.07
꽃은 성기 제목이 야하다. 그런데 그 말은 맞다. 생물학적으로 보면 꽃은 성기다. 꽃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색과 모양으로, 벌레를 유혹한다. 벌레에게 자신의 꽃가루를 묻혀 다른 데다 묻히거나 뿌리는 걸로 종족을 번식시킨다. 꽃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벌레만도 못하다. 종족 번식에 별다른 기여도 하지 .. 나의 이야기 2011.07.05
초대 초대라는 말엔 살짝 흥분이 들어있다. '한다'와 '받는다'를 동시에 품고 서로를 찾는다.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면 그렇게 서로를 부르는 게 '초대'이다. 신혼부부 집에 초대를 받았다. 장마철, 비는 우리가 학창시절 배웠던 숙어 "cats and dogs"처럼 퍼붓는다. 앞이 안 보이는 빗길을 달려 신혼집에 도착했.. 나의 이야기 2011.07.04
엄마가 좋아 몇 해 전, 꼭 내 주먹 만한 강아지 한 마리가 집에 왔다. 진돗개란다. 어찌나 귀엽고 예쁜지 답싹 안았다. 그런데 이 강아지, 끼잉~ 끼잉~ 하며 작은 소리로 운다. 왜 그럴까? 지금 생각하면 낯선 집이 무서워서 그랬던 건지도 모른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강아지가 너무나 가여워 우유부터 챙겼다. 우유.. 나의 이야기 2011.07.02
독후감 심사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독후감 심사를 맡았다. 본선에 올라온 28편을 꼼꼼히 읽었다. 작년에 리포트 형식이 주를 이루었다면 올해는 독후감 형식에 맞춘 글들이 많았다. 물론 편지 형식이나 일기 형식도 있었다. 그러한 형식은 형식의 다양화를 꾀하기 위한 시도인 듯하지만 독후감만이 가.. 나의 이야기 2011.06.30
샘을 가진 집 태풍 메아리, 이 계절의 주인공 행세를 한다. 나쁘지만은 않다. 오 층 아파트에서 보는 빗줄기는 그저 하나의 풍경에 불과하다. 수락산이 보이는 왕복 6차선의 삼거리, 그 위로 이제 막 준공 중인 경전철, 그 뒤로 물안개, 이것들은 폭우로 쓰러졌거나 쓰러질 비닐하우스나 뚝방, 경사로에 지어진 낡은 .. 나의 이야기 2011.06.29
씨앗 되기 얼마 전, 미용실에서 나오는데 작은 봉투를 준다. 봉숭아, 채송화, 과꽃이 든 씨앗봉투다. 설레는 마음으로 화분에 씨앗을 뿌린다. 언제쯤 싹이 나올까, 나오기는 할까.... 나왔다! 아기 손톱보다 작은 잎을 푸르게 내밀었다. 신기하기도 해라. 그런데 작은 잎만으로는 어떤 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 나의 이야기 2011.06.20
어느 오후 모처럼 이태원에서 작가 친구들과 만났다. 에피타이저와 후식으로 맛있는 수다가 준비된 건 물론. 네 여자들은 이미 알아둔 그리스 식당 산토리아로 갔다. 그리스 음식은 첨 먹어본다. 약간의 호기심을 안고 그녀들의 사전 정보에 의지해 주문을 했다. 이건 폭 수블라끼라고, 돼지고기 꼬치구이다. 씹.. 카테고리 없음 2011.06.16
맛있는 꽃게장 오늘 저녁은 꽃게장이다. 냉동실에다 신문지로 정성스레 싸둔 게를 어제 냉장실로 옮긴 걸 꺼낸다. 작년부터 게장을 담그기 시작했다. 두 입, 얼마나 먹을까 싶어 사먹곤 했는데 값에 비해 맛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게장을 담아 먹는데 무척이나 맛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장 담그기.. 나의 이야기 2011.06.15
<곁눈질> 문학나눔에 2009년 2분기에 추천됨 블로그를 하다 보니 뒤늦게 '문학나눔' 2009년도 2분기에 <<곁눈질>>이 우수도서 추천에 올랐음을 알게 됐다. 선정이 된 건 아니지만 나름, 두 번째 책의 공적 평가를 알게 된 계기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로 나는 나를 반성한다. 출가만 시켰지 그 자식이 어떻게 사는지 무관심했다는, 뭐 그런 생.. 나의 소설/곁눈질 2011.06.11
<그러나 설레는 걸> 북리펀드에 선정 검색을 하다 보니 이런 것도 나온다. ㅋㅋ 나도 모르는 새, 4월에 북리펀드에 우수도서로 선정이 돼 있다니.... 어쨌든 나이스~ 좀더 잘 쓰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보고 싶은 욕심이 절로 생겼다나. http://kopus.org/bus/b21_s3_detail.asp?b_type=A&idx=603 나의 소설/그러나 설레는 걸 2011.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