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란 선물 『유리벙커』를 출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속초에 사시는 이상국 시인께서 깜짝 놀랄 선물을 보내오셨다. 우편함에서 얇은 편지봉투를 꺼냈을 때 이게 뭘까? 책은 아닌데 무슨 행사 안내에 관한 공문서인가? 그런 생각을 했다. 집에 올라와 편지봉투를 연 순간 나는 아!!! 하는 탄성이 절.. 나의 이야기 2015.05.06
두 남자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내비게이션을 판매하는 사람이다. 내비게이션이 고장 나 그 매장을 찾았을 때 그는 말했다. “일단 어디가 잘못된 건지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날, 그 매장을 갔을 때 그는 말했다. “고장 난 데는 없습니다. 고장났다고 말하고 수리비를 받을 수도 있지만 동네 장.. 나의 이야기 2015.05.05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이 궁금하다 오래 전, 베이컨의 그림을 본 적이 있다. 그때의 충격은 뭐랄까, 너덜너덜해진 느낌? 한마디로 쇼킹 그 자체였다.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카오스였으며 광기였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아니 눈부터 거부했다. 헌데 참 이상한 것이, 알 수 없는 그 광기가 나를 놓아주.. 나의 소설/독서감상문 2015.04.30
유리벙커 2015년 3월, 중.단편을 엮은 소설집 <<유리벙커>>를 출간했다. 출간하기까지 참 많이 즐거웠고 힘들었다. 소설이라는 게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인데, 남의 이야기이기만 할까. 판타지든 리얼리티든 추리든, 기법이야 다양하지만 내러티브를 통해 이 시대를 말하고, 우리의 속살을 .. 나의 소설/새로 출간한 책 2015.04.28
<<이야기 고물상>>이 주는 감동 얼마 전,『이야기 고물상』의 저자 박경장 문학평론가로부터 이 책을 받았다. 청소년 문학 평론집이라는 부제가 달려있었다. 하지만 몇 장을 읽자 ‘청소년’에 관한 이야기만은 결코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굳이 말한다면 ‘어른이 읽어야 할 청소년’에 관한 책이다. 그렇다고 청소년.. 나의 소설/독서감상문 2015.04.28
피로한 사회 피로한 사회 -개명/작명에 관한 소견-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이름을 바꾸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보기에 지금 쓰는 이름은 부르기에도 듣기에 좋은데 좀 뜨악했다. 이유인 즉, 뭘 해도 잘 안 풀린다는 거다. 이름에 써서는 안 될 한자가 들어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전화를 끊고 혼자 .. 나의 이야기 2014.10.14
역주행을 권하는 사회 시절이 참 거칠다. 어느 시절이 이렇지 않았나 싶어도 요즘처럼 자괴감이 드는 적도 드물다. 철도파업은 노사 간의 이권에 한 치의 양보도 없고, 종북이니 전라도 경상도니 그런 말은 이제 예사롭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그런가 하면 ‘시월드’라는 말이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를 .. 나의 이야기 2013.12.28
팥의 교훈 팥으로 뭔가를 하려면 - 죽을 쑤려고 하던 전을 부치려 하던 - 일단 껍질을 벗겨야한다. 그 작업을 계피 낸다고 말한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 계피를 내려고 팥을 물에 담갔다. 잘린 팥의 경우는 하루 정도 물에 담그면 껍질이 살살 벗겨지나 통팥의 경우는 미지근한 물에 이삼 일은 담가야.. 나의 이야기 2013.12.28
누구를 탓하랴 컴퓨터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쓴 글을 날려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그 상황에 처했다.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예전에도 몇 번 그랬다. 그런 일을 겪고 나면 행여 또 날릴까 잔뜩 신경을 쓴다. 그런데 지금 또 그런 일이 벌어진 거다. 당혹감이라거나, 화가 난다거나, 미.. 나의 이야기 2013.10.26
명절의 무게 곧 추석이다. 추석을 우리는 명절이라 부른다. 그런데 정말 명절일까. 브리태니커 사전에 보니, 명절이란 “전통적으로 그 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마다 즐기고 기념하는 날. 우리나라에선 대표적으로 설과 추석”이라고 한다. 헌데 ‘즐기고’라는 말 때문인지 우리는 여전히 명절=.. 나의 이야기 2013.09.18
엄마야 뭐해? 자식 입장에서 엄마는 항상 애잔하다. 엄마라는 단어 자체가 슬픔이다. 계절이 옷을 갈아입는 때라 그런가, 엄마 생각이 자꾸 난다. 봄부터 엄마가 계신 용미리 납골당엘 가자 하면서도 여름을 나고 가을 입구까지 와버렸다. 엄마였다면 그랬을까. 우리는 엄마를 모른다. 살아계실 때에도.. 나의 이야기 2013.09.05
우리 몸의 불 어느 날부터인가 가스레인지가 잘 켜지지 않는다. 호크를 누르면 따따따 소리만 날 뿐 불이 올라오지 않는다. 가스레인지를 자주 쓰지 않아서인가? 아니면 날이 눅눅해서인가? 가스레인지를 켤 때면 몇 번이나 시도해야만 간신히 켜진다. 가스레인지를 새 걸로 바꿔야 하나 말아야 하나 .. 나의 이야기 2013.09.05
2013년 독후감 심사를 마치고 글을 읽는 행위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작업이다. 그런데 우리는 ‘혼자되기’에 얼마나 인색한지. 같이 영화를 보고, 함께 식사를 하고, 혹은 우르르 몰려 앉아 가벼운 농담과 정치 ․ 경제 얘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지만, 혼자 책을 잡고 읽는 시간은 아까워한다. 책을.. 카테고리 없음 2013.07.23
인생이란 이런 것? 석가탄신일을 겸한 이박삼일 간의 연휴. 순천만과 여수로 여행을 잡았다. 길이 막힐 걸 생각해 일찌감치 떠났지만 순천까진 12시간이나 걸렸다. 운전자는 당연 녹초. 운전자가 잡은 일정이니 난 모르쇠. ^^ 순천에 도착해선 거의 잠만 자다시피 하고 다음 날 여수 꽃박람회와 낙안읍성, 송.. 나의 이야기 2013.05.20
사막을 만나다 우리나라에도 사막이 있었다. 어째서 이제야 알았을까. 대천 바다를 갔다가 우연히 천리포 근처에 있는 신두리 해안사구를 가게 됐다. 바다와 모래언덕이 맞닿아 있는 곳, 신두사구.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태고의 신비가 그대로 보존된 곳이 있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금세라도 공룡이 저 .. 나의 이야기 2013.03.12
언 강에 대하여 나, 무엇에 끌리듯 한참이나 언 강이 보고 싶었다. 나, 언 강 위에 서 본다. 강은 침묵한다. 안식년을 보내나. 묵언수행이라도 하나 보다. 롤랑 바르트는 애도일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안에 머물기. 조용히 있기. 혼자 있기. 오히려 그때 슬픔은 덜 고통스러워진다.” 강은 혼자 있기를 원.. 나의 이야기 2013.01.28
혼자되기 다시 잠을 설치기 시작한다. 잤는가 싶으면 어느 새 초롱하게 깨어 별별 생각을 한다. 생각의 끈, 그것은 내게 말을 붙이며 자꾸만 길어진다. 길게 이어지는 두서없는 생각들. 불을 켜고 시계를 본다. 잠자리에 든 지 벌써 세 시간이 흘러 있다. 불을 끄고 잠을 청한다. 연결고리도 없는 생.. 나의 이야기 2012.12.28
<<남이섬>>이 전하는 지뢰 이야기 나의 스승 전상국 선생님께『남이섬』을 받았다. 『남이섬』에는 「꾀꼬리 편지」「남이섬」 「춘심이 발동하야」「지뢰밭」「드라마 게임」의 중․단편이 들어있다. 선생님의 이번 작품 역시 6․25때의 상흔이 아릿하고도 고단하게 녹아있다. 늘 그렇듯, 자연에 대한 묘사는 선.. 나의 소설/독서감상문 2012.11.20
구름의 이동속도에는 무엇이? 선생님, 막 나온 선생님의 따끈따끈한 시집을 받았습니다. 『구름의 이동속도』 제목을 읽는 순간 구름은 어떤 이동 속도를 가지고 있을까 생각해 봤답니다. 속도하면, 시속과 음속을 넘나드는 빠름부터 떠오르는데 구름은 아예 그런 속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도.. 나의 소설/독서감상문 2012.11.16
산에 오르는 이유 누가 그랬다지? 산에 오르는 건 산이 있어 오른다고. 그 말은 맘에 들지 않아. 목적, 목표, 그것에 무조건 올인하는듯 한 인상을 주거든. 생각이나 감정 없이 무조건. 산엘 올랐어. 얼마 전엔 수락산을, 또 얼마 전엔 마니산을. 산은 아무리 쉬워도 산이야. 동네 산이건 고산이건 마찬가지야.. 나의 이야기 2012.10.25